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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테헤란로 런치클럽] 디자이너의 슈퍼파워 (feat. 스타트업과 아마존)

 

테헤란로 런치클럽_이벤트 공식 이미지

 

백목련님 - 아마존 디자인팀  

아마존 디자인 팀은 어떻게 일하는지, 스타트업의 디자인과의 비교, 디자이너의 영향력과 리더십은 무엇인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의 디자인 팀과 스타트업


아마존에 가기 전에는?

현재는 시애틀 아마존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 전에는 스타트업만 다니며 큰 회사에서 일한 적이 없었다. 팀으로 일하는 걸 스타트업에서 처음 배웠다. 처음에는 소프트웨어를 주로 하다 보니, 하드웨어도 해보고 싶어 '어웨어'라는 회사에서 공기청정기도 만들어봤다. 그 과정에서 실제 유저 데이터를 보게 되니, 자연스럽게 더 많은 데이터를 다루면서 디자인을 하고 싶어 졌다.

각 회사에서 키워드가 있었다. 혼자 일할 땐 내가 뭘 잘하고 하고 싶은지가 중요했었다. 디자인이 필요한 곳에서 다양한 걸 할 수 있었다. 당시 다니던 스타트업에서는 디자인 팀에 속해있어서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었고 빠른 시간 안에 디자인 스킬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주로 혼자 일하다 보니 클라이언트 위주로 일하고 단기적으로 끝내는 일이 많았다. 프로젝트가 그 후에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했고 더 좋은 사람들과 더 큰 단위의 작업을 해보고 싶어 졌다. 그렇게 다니던 곳에서 한계를 느끼던 중에 큰 회사로 옮기게 됐다.

 

 

아마존에서는?

아마존에 입사하게 돼서 새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는데, 아마존 리테일에서 가장 큰 테크 프로젝트에서 디자인 리더 역할이었다. 한국에 있다가 회사에 바로 입사한 지 얼마 안 됐고, 아마존이 한국에서 서비스하지 않으니 아마존을 써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큰 챌린지였다. 프로젝트의 팀원만 하더라도 무려 80명이었다. 스타트업에 다닐 때는 직원이 3명~20명이었는데 인원부터가 달랐다. 아마존에서는 팀원들과의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해서, 신뢰를 쌓아나가는 일을 계속 만들었다.

스타트업에서는 아주 다양한 일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었는데 아마존에서는 UX 디자이너라는 포지션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마존은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이다 보니 유저가 아주 많아서, 작은 부분을 만들더라도 스케일을 생각해야 했다.

 

 

 

아마존에서는 어떻게 일하나요?

비즈니스 그룹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개발자나 기획자 등으로만 구성된 곳이고 디자이너들을 매칭 하는 구조이다. 비즈니스에 대한 러닝 커브가 높고 일의 단위가 크다 보니까 매칭된 디자이너를 잘 안바꾸는 편이다.
스타트업에 다닐 때는 여러 가지 일을 하니까, 다양한 업무를 할 줄 안다는 것이 본인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큰 곳이 가보니 더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한테 그 분야의 일을 맡기고 UX에 전념할 수 있는 구조였다. 아마존에는 다양한 직군이 세분화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는 생소한 직군들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이야기해보겠다.

Researcher : 리서처들은 유저들을 관찰해서 디자이너가 궁금한 토픽과 비즈니스 유저층을 알려준다. 유저의 나라, 집에 방문하기까지 한다. 리서처들을 통해 디자이너들은 고객들이 좌절을 느끼는 순간을 트래킹 할 수 있다. 기존에 유저들이 느끼는 문제점을 선정하고 그 문제에 집중/해결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

UX Writer : 서비스와 상황에 알맞게 글을 쓴다. 버튼 하나에도 어떤 문구가 적합한 지 고민하는 직군이다. UX writer의 존재 유무에 따라 서비스 퀄리티 자체가 다르다.

Visual Designer : 비주얼 디자이너들은 그래픽에 전념한다. 쇼핑몰이니까 보통은 프로모션이다.

Design Technologist : 유저 테스트가 필요할 때, 프로토타입을 만드는데 정말 진짜처럼 만들어준다.

PM & Tpm(Tech-PM) : 이 PM들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A4 1장 정도의 문서를 작성한다. 이 프로젝트를 빌드하는데 어떤 리소스가 필요한 지 질문을 예상해서  FAQ를 텍스트로만 작성하여 공유한다.

 

 

 

Partnership 1  리서처, 디자인 테크놀로지스트

메인 페이지가 3년 동안3명의 디자이너를 통해 14번 디자인 테스트가 진행된 상태였다. 그 메인 페이지를 개선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니까 하고 싶은 거 해보자!가 내 슈퍼파워였다. 지난 3년간의 일을 배우는 것보다는 즉석으로 질문하며 배웠고 5종의 디자인을 만들었다. 만든 디자인을 디자인 테크놀로지스트들에게 보여줬더니 흥미를 가지고 유저 분석 결과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도 흥미를 가지면서 업무를 도와주더라. 리서처랑 DT들에게 신뢰를 얻게 되는 과정이었다

유저를 직접 초대해서 테스트하고자 했는데, 테스트 여부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여서 유저 테스트 닷컴을 이용했다. 원하는 유저층을 고를 수 있고 유저들이 하는 테스트를 녹화해서 보내준다. 이걸 보면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았어서 작은 팀에게 추천한다.

 

Partnership 2  10 리더스, 50+ 엔지니어스

현재의 아마존 / 가까운 미래의 골(Short Turn) / 궁극적으로 만들어야 할 상태를 5개의 스토리로 정리해서 3가지 단계로 만들었다. 이 것을 10명의 리더들에게 1시간 리뷰를 통해 동의를 얻어내야 했다. 이 리더들끼리의 모임에는 3년 동안 디자이너를 초대한 적이 없었는데,  그 리뷰에 가서 명확한 골을 보여주고 동의를 얻어 또 다른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었다. 그 미팅에서 리더들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그 프리패스권으로 일의 우선순위를 높일 수 있었다.

그 후에 엔지니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했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이 매일 하는 스탠드업 회의에 초대해달고 했다. 그 회의에서 내가 도울 수 있는 문제가 있으면 도와주면서 신뢰를 쌓았다.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전공했기 때문에 회의를 이해하는데 큰 벽은 없었다.

 

Partnership 2  디자이너스

5개의 목표를 46개로 분리하고 46단계로 나누어서 진행했다. 그 후에 런칭할 때는, 2% 유저에게만 우선적으로 진행했고 1%의 수익이 올랐다. 이 데이터로 성과가 검증되고나니 총 7개의 나라까지 런칭할 수 있었다.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나니 다른 디자이너들도 나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스케치 파일을 열어보면서 도와주고, 내가 만든 걸 보내주면서 신뢰를 쌓아나갔다. 그때는 내가 도와준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프로젝트들이 붙는 속도가 빨라져서 좋았다.

 

 

 

 

 

일의 스케일

사용자들이 상품을 탐색할 때, 어떻게 보는지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이미지 밑의 "Click to open expanded view" 라는 문구를 엄청 클릭하더라. 이미지를 클릭하라는 안내문구인데 유저들은 문구 자체를 클릭하고 있었다. 그래서 심플하게 이미지를 클릭하라는 내용으로 수정하고자 했는데 3개월 걸렸다. 하지만 수정하고 나니 그 문구의 클릭률이 50%로 줄었다. 이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유저 리서치를 통해서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때 지표로 확인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왜 3개월이 걸렸는지에 대해 설명하자면 여러 가지 케이스가 있었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모두가 바빠서 투자할 시간이 없다 / 개발자들은 스프린트로 진행되니까 일을 중간에 끼워 넣을 수 없다 / 서로 간에 아무런 파트너십이 없어서 말을 들어줄 이유가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여러 파트너십을 맺고 나니 일하는 게 쉬워졌다.

 

 

 

Q&A

Q. 회사에는 미션과 비전이 있을 텐데, 디자인팀의 미션과 비전이 따로 있는지. 디자인 가이드는 디자이너들끼리 어떻게 설득하는지
팀의 미션은 동일한데, 디자인팀이라고 다른 미션을 갖지 않는다. 아마존 내부의 디자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명확한 이유가 있지않는 한 새로운 걸 만들지 않는다는 게 규칙이다. 바꾸려면 모두를 설득해야하는데 데이터로 증명하여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에 좀처럼 쉽지 않다.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ui팀에서 4~5명 정도가 관리한다. 디자이너들이 어떤 걸 해야하는지에 대한 자유를 주고, 검증을 할 때는 왜?라는 이유를 많이 하면 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대기업이라 빨리 바뀌지 않고 루즈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지?
나보다 잘하는 리서처와 디자인 테크놀로지스트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일은 줄었지만 편해졌다. 나도 스타텁에서 다 해본 영역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어떻게 일을 같이 할지 생각하고, 그 일을 지켜보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것 같다.

 

Q. 나중 커리어 패스는?
멀리 내다보지 않는 타입인 데다 현재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계획은 없다. 데이터나 유저에 대한 흥분과 열정이 사그라들고 배우고자 하는 걸 다 배우면 다른 팀이나 다른 회사에 갈 것 같다.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될 거다

 

Q. 사내에서 사용하는 툴은?
불편한 사내 메신저, 사내 드라이브를 쓰고 있는데 디자인 툴에 있어서는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라이브러리도 스케치, 일러, 포토샵 전용으로 나온다. 공유할 때도 스케치랑 키노트로만 하기 때문에, 정해진 템플릿이 없어 자유도가 높다.

 

 


 

딱 1년 전 이맘때에 들었던 디자이너 세미나지만 정리되지 못한 채로 내 노트에만 남아있었다. 기억이 흐릿해져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만 지금에라도 정리해본다. 1년 전 내용이기 때문에 실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충분히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인 것 같다.